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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공원 산책

by Hestia40 2025.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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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공원 산책

 

퇴근 후에는 무심코 켜 둔 텔레비전 대신 집 앞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아직 해가 저물지 않은 시간이라 산책로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사람들이 제법 보였습니다. 가로등 불빛은 켜지지 않았지만, 옅은 황혼 빛이 공원 전체를 은은하게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벚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며 들판을 바라보았습니다. 풀잎 사이로 개구리 울음소리와 저 멀리서 들려오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어우러져 평화로운 교향곡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손에는 늘 챙겨 다니던 작은 물병이 있었고, 차가워진 물이 목구멍을 지나갈 때마다 신선한 기운이 몸 전체로 퍼졌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잔디밭 한켠에 돗자리를 펴고 기타를 켜는 청년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잔잔한 선율이 밤공기를 타고 퍼져 왔고, 그 소리를 배경으로 걷는 내 발걸음도 어느새 한층 가벼워졌습니다. 잠깐 멈춰 서서 기타 연주를 듣고, 이어폰 대신 자연이 연주하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보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고, 공원 입구의 분수가 은은한 조명 아래 잔잔한 물줄기를 뿜어 올리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내게는 작은 선물처럼 느껴졌습니다. 집에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니 푸른빛이 사라지고 별 하나가 반짝거리고 있었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집 안에 들어가 노트북 대신 다이어리를 꺼내 오늘 느낀 감정과 풍경을 짧게 적었습니다. 눈을 감고 머릿속에 공원의 소리와 빛을 떠올리자, 일상의 피로가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이 작은 산책이 내일 아침을 더 상쾌하게 맞이하게 해 줄 거라는 믿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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